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근감소증(Sarcopenia)이라고 합니다. 30대 이후부터 매년 약 1%씩 근육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며, 60대 이후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집니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힘이 빠지는 것을 넘어 낙상, 골절, 당뇨, 심혈관 질환, 심지어 치매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행히 근감소증은 적절한 영양 섭취와 운동으로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아직 승인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근감소증의 자가진단법부터 권장 단백질 섭취량, 효과적인 근력운동, 그리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이중과제 운동까지 상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근감소증 자가진단: 종아리 둘레로 확인하기
근감소증은 비싼 검사 없이도 종아리 둘레를 측정하여 간단하게 자가진단할 수 있습니다. 종아리 근육은 전신 근육량을 반영하는 지표로, 종아리가 가늘어졌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측정 방법은 선 자세에서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위를 줄자로 감싸 둘레를 잽니다. 남성은 34cm 미만, 여성은 33cm 미만이면 근감소증 위험군에 해당합니다. 경희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 환자의 82%가 종아리 둘레 32cm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자가진단 방법으로 손가락 링 테스트(Finger-Ring Test)가 있습니다.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봅니다. 손가락 사이에 빈틈이 생기면 근감소증 위험이 높다는 신호입니다. 이러한 간단한 테스트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병원을 방문하여 정밀 검사(악력 측정, 근육량 검사 등)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백질 섭취: 체중 1kg당 1.2g 이상 권장
근감소증 예방의 핵심은 충분한 단백질 섭취입니다. 일반 성인의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0.9g이지만, 근감소증 위험이 큰 노년층은 체중 1kg당 최소 1.2g, 가능하면 1.5g까지 섭취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체중 60kg인 어르신이라면 하루에 약 72~9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합니다. 이는 소고기 약 300g, 또는 계란 10개, 또는 두부 700g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매 끼니마다 20~30g씩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달걀, 닭가슴살,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두부, 콩류, 우유 및 유제품 등이 있습니다. 특히 류신(Leucine)이라는 필수아미노산이 근육 합성에 중요한데, 달걀, 유제품, 소고기 등에 풍부합니다. 씹는 것이 불편한 어르신은 단백질 보충 음료나 연하곤란식 형태의 단백질 제품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근력운동: 주 2회 이상, 하체 중심으로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개선하려면 저항성 운동(근력운동)이 필수입니다. 유산소운동만으로는 근육량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 2회 이상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년층에게 추천하는 대표적인 근력운동으로는 스쿼트, 런지, 의자에서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등이 있습니다. 스쿼트는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투명한 의자에 앉는다는 느낌으로 무릎을 구부렸다가 일어서면 됩니다. 무릎이 불편한 분은 의자 등받이나 벽을 잡고 반 스쿼트(45도 정도만 굽히기)로 시작하시면 됩니다.
런지는 한 발을 앞으로 내딛고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으로, 허벅지 앞쪽과 엉덩이 근육 발달에 효과적입니다. 처음에는 지지물을 잡고 천천히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횟수를 늘려갑니다. 그 외에도 벽 짚고 팔굽혀펴기, 의자에 앉아 다리 들어올리기 등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동작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중과제 운동: 걸으면서 끝말잇기, 치매 예방 효과
최근 학계에서는 신체 활동과 인지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과제(Dual-task) 운동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보다 걸으면서 머리를 쓰는 활동을 병행하면 뇌의 실행 기능과 인지 능력이 함께 향상됩니다.
이중과제 운동의 예시로는 걸으면서 끝말잇기 하기, 걸으면서 100에서 7씩 빼기(역산), 걸으면서 가족 이름이나 친구 전화번호 떠올리기, 공을 던지며 간단한 계산하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운동 중 인지 부하(cognitive load)를 주어 뇌를 활성화시키고,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야외에서 산책할 때는 주변 풍경을 관찰하고, 지나가는 사람이나 차를 피하고, 신호등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러운 이중과제 효과가 있습니다. 러닝머신보다 공원 산책이 치매 예방에 더 좋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생활 속 실천 팁: 꾸준함이 핵심
근감소증 예방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듭니다.
첫째, 식사 때마다 단백질 식품을 포함하세요. 아침에 달걀 1~2개, 점심에 생선이나 두부, 저녁에 살코기를 섭취하면 하루 단백질 권장량을 채울 수 있습니다. 둘째,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세요. 일상에서의 신체 활동이 쌓이면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셋째, TV 시청 중에도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발목 돌리기를 해보세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근육 손실이 빨라집니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근육량과 근력을 체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노인 건강 프로그램이나 치매안심센터의 인지 기능 검사도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근육을 지키면 건강한 노년이 보인다
근감소증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예방하고 관리해야 할 질환입니다. 체중 1kg당 1.2g 이상의 단백질 섭취,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 그리고 걸으면서 머리를 쓰는 이중과제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근육을 지키고 치매 위험도 낮출 수 있습니다.
종아리 둘레가 남성 34cm, 여성 33cm 미만이라면 지금 바로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세요. 오늘부터 한 끼에 단백질 반찬 하나 더 챙기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근육이 건강한 노년의 기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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